지식은 하나하나의 사실 속에 있지 않습니다. 사실과 사실 사이, 그 연결 속에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합니다. 한 사람은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이고, 동료입니다. 관계를 빼면 그 사람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병원의 모든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로 떨어진 장비, 따로 떨어진 인력, 따로 떨어진 환자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른 것을 부르며 움직입니다.
예약 한 건의 연쇄
환자 한 분이 수술을 예약하는 순간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예약이 잡히면, 그 시간에 수술실이 비어 있어야 합니다. 집도 의료진의 일정이 맞아야 하고, 보조 인력이 배정되어야 합니다. 필요한 장비가 그 방에 있어야 하고, 점검되어 있어야 합니다. 소모품 재고가 충분해야 하고, 부족하면 미리 발주가 들어가야 합니다. 수술이 끝나면 재고가 줄고, 정산이 잡히고, 그 환자의 다음 방문 일정이 생깁니다.
예약이라는 점 하나가, 공간과 인력과 장비와 재고와 정산이라는 수많은 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연결을 시스템이 모르면,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고 전화를 돌려야 합니다. 수술실 일정표를 따로 보고, 재고 장부를 따로 열고, 정산을 따로 맞춥니다. 한 군데라도 빠지면 사고이거나 손실입니다.
또 하나의 연쇄 — 재고
다른 방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수술이 한 건 끝나면, 거기 쓰인 소모품이 재고에서 줄어듭니다. 재고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발주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떠야 하고, 발주가 나가면 입고 일정이 잡히며, 입고가 되면 다시 가용 재고가 채워집니다. 그래야 다음 수술이 차질 없이 진행됩니다.
이 연쇄가 끊겨 있으면, 정작 수술 당일에 소모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비는 것입니다. 연결을 알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쪽 끝의 변화가 반대쪽 끝까지 저절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지도로 그린다
지식을 이렇게 ‘점과 점의 연결’로 그린 것을 관계의 지도라고 합니다. 어떤 것이 무엇’에 속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의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선으로 잇습니다.
이 방식의 첫 번째 힘은 중복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수술에는 마취 준비가 따른다”를 한 번 이어 두면, 모든 수술이 그 연결을 물려받습니다. 시술마다 다시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새 시술이 추가되어도, 그것이 ‘수술’에 속한다고 한 번 정해 두면 필요한 연결을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일을 한 번만 해 두면, 나머지는 구조가 알아서 잇습니다.
두 번째 힘은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복잡한 일을 머리로만 풀지 못합니다. 지도로 그리면 길이 보입니다. 어디가 막혀 있는지, 무엇이 무엇 때문에 멈췄는지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한 환자가 왜 오래 기다렸는지, 어느 장비가 어느 일정 때문에 비었는지가 보입니다.
지도는 묻는 말에 답합니다
관계의 지도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사람이 던지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환자의 다음 수술에 필요한 장비가 지금 준비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환자에서 시작해 예약으로, 예약에서 시술로, 시술에서 필요한 장비로, 장비에서 그 상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연결이 그려져 있으면, 시스템은 이 길을 스스로 따라가 답을 내놓습니다. 사람이 여러 화면을 열어 가며 짜맞추던 일을, 지도가 대신합니다.
이것이 단순 검색과의 차이입니다. 검색은 ‘장비’라는 단어가 든 기록을 늘어놓을 뿐입니다. 관계의 지도는 ‘이 환자에게, 이 시술에, 지금 필요한’ 바로 그 장비를 짚어 줍니다. 연결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이 복잡할수록, 늘어놓는 검색과 길을 따라가는 지도의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살아 있는 지도
키노티의 화면 가운데 하나는 병원을 이렇게 살아 있는 지도로 보여줍니다.
단순한 평면도가 아닙니다. 장비를 누르면 상태가 보이고, 인력의 위치가 보이고, 환자의 흐름이 보입니다. 한 곳을 바꾸면 연결된 모든 곳이 함께 반응합니다. 환자의 동선이 접수에서 대기, 상담, 검사, 수술로 이어지는 동안, 시스템은 대기 시간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다음 자리를 미리 마련합니다. 어느 방이 비고 어느 인력이 손이 비는지를 보고, 다음 환자를 가장 알맞은 자리로 안내합니다.
오래된 지식 표현 방식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습니다. 멈춰 있는 사실은 잘 그렸지만, 시간과 움직임은 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종이에 그린 관계도는 그 순간의 그림일 뿐, 다음 순간이면 낡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약점을 넘어섰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지도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병원을, 움직이는 그대로 비춥니다. 병원의 디지털 쌍둥이가 실제 병원과 같은 호흡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병원은 연결의 그물입니다
병원은 부서의 모음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서로를 부르는 연결의 그물입니다. 진료가 재고를 부르고, 재고가 발주를 부르고, 발주가 정산을 부릅니다. 한 곳의 변화가 그물 전체로 퍼집니다. 그 그물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것 — 그것이 온톨로지가 병원에서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1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